클로드를 구독한 지 한 달, AI가 나를 바꿨다

클로드 코드를 구독한 지 딱 한 달

노후준비라고 하면 대부분 주식이나 부동산을 떠올립니다. 저 역시 ISA, IRP, 연금저축 등을 꾸준히 운용하며 노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투자로 노후준비하는 것도 만 1년이 되어서 그저께 글을 올렸습니다. [더보기]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투자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다른거 할 수 있는게 없을까?

투자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포트폴리오가 정해져서 매월 적립식으로 매수하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느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진짜 노후준비라면 금융자산뿐 아니라 내가 직접 만들어내는 자산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 하나.

콘텐츠 하나.

자동화 시스템 하나.

시간이 지나도 계속 가치가 쌓이는 디지털 자산같은거.

그 생각 끝에 Claude Code를 구독했고, 오늘이 정확히 한 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이 한 달은 단순히 AI를 사용해 바이브 코딩을 한 기간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가 바뀐 한 달이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코딩이 아니라 ‘실행력’

예전에도 아이디어는 여러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이 기능이 있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메모장이나 마인드맵에 남아 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결국 실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Claude Code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일단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완벽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먼저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고 직접 써보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변화는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개발자가 아니라 프로젝트 매니저

재미있는 점은 코딩을 더 많이 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시간은 줄었습니다. 아니, 현재 구현된 코드들을 모릅니다.

대신 제가 하는 일은 달라졌다.

  •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하고
  • 기능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 AI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 결과를 테스트하고
  • 수정 방향을 결정

마치 프로젝트 매니저처럼 일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기술을 몰라서 포기했지만 지금은 기술을 몰라도 됩니다.

“이 기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질문하면 Claude Code가 구현 방법을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 나갑니다.

물론 최종적인 판단과 방향은 여전히 제 몫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실행을 가로막는 시대는 조금씩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아이디어였던 ‘시나브로’가 실제 서비스가 되기 시작

첫 프로젝트는 시나브로였습니다.

좋은 습관을 함께 만들어가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

예전 같았으면 여기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로 구현하기 시작했습니다.

  • 회원가입
  • 습관 기록
  • 피드
  • 배지
  • 레벨 시스템
  • 연속 기록(Streak)

하나둘 기능이 추가되면서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가 실제 서비스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3일 정도만에 기본 기능이 다 갖춰졌고 배포까지 이뤄졌습니다.


자신감은 더 큰 프로젝트 ‘로파이’로

시나브로를 만들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생각보다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시작한 것이 로파이(Loafy)였습니다.

전국의 빵집을 기록하는 서비스.

사실 여담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제가 ‘시나브로’를 AI를 이용해 며칠 만에 구현하면서 빵순이인 아내에게 제안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장 해치워야 하는 성격상 제가 그냥 시작을 해버렸습니다. 하하;;;

처음에는 단순한 빵집 지도 정도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욕심도 커졌습니다.

  • 전국 베이커리 데이터 구축
  • 빵로그
  • 사용자 커뮤니티
  • 빵여권
  • 지역 정복
  • 사용자 참여형 정보 수정

결국 전국 14만 개 이상의 베이커리/카페 데이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까지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몇 달 전의 저라면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규모입니다.


70만 원짜리 수업

물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실패였습니다.

더 풍부한 빵집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Google Places API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용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쓰면 얼마 안 나오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큰 착각이었습니다. 초기에 매장 목록이 19만개 정도였는데 일단 10%도 안 되는 1.5만개 정도에 대해 구글 평점, 후기수 등을 가져오는 스크립트를 테스트로 돌려봤습니다. 새벽에 잠깐 깼는데 구글에서 이상하다고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70만 원이 넘는 사용료가 찍혀 있었습니다.😱

정말 식은땀이 났습니다. 해킹 당했나? 다행히 무료 크레딧이 적용되어 실제 부담은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그날은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 이후 API 사용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까지 책임지는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비싼 수업료였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습니다.


실패도 노후준비의 과정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 Google Places API 비용 폭탄
  • Supabase 사용량 문제
  • 자동화 실패
  • 애드센스 승인 거절
  • SNS 계정 제한

예전 같으면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문제가 생기면 하나씩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겪고 있는 최대의 난관.

마케팅

구현은 AI 통해 정말 금방 진행되고 완성도도 높습니다. 문제는 이걸 사람들이 쓰게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정말 좋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걸 모르는건지, 제가 너무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서비스 이용자들을 모으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은 AI가 해주지 않습니다. AI에게 물어보면 기획을 해주고 방법을 알려주지만 그게 다 먹히지도 않고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조금 달라진 노후준비의 의미

예전에는 노후준비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돈을 모은다.

투자한다.

배당을 받는다.

물론 지금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만든다.’

서비스를 만들고, 콘텐츠를 만들고,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고, 언젠가는 그것들이 저 대신 일하는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또다른 나의 수입원이 되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이것도 분명 노후준비라고 생각합니다.


한달 만에 조금 달라진 나

한 달 전의 저는 호기심과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수익은 없습니다. 아직 인기있는 서비스도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이번에는 어떤 거를 만들어볼까?”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모을까?”를 고민합니다.

이 변화 하나만으로도 Claude Code 구독료는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주식과 연금에만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나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는 디지털 자산에도 계속 투자할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노후준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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